2008년 05월 06일
친구분 이야기의 올바른 이해
[ 안과의사와 통화하다 ] 에 실린, 어느 안과 전문의 의 이야기...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위한 트랙백입니다.
이 분의 이야기는 대체적으로 사람의 망막구조는 ; 시각세포-일반세포//맥락막 으로 구성되는 물질이동 통로의 중요성, 그리고 '신호전달은 앞쪽으로 물질이동은 뒤쪽으로' 이뤄지는 매우 기능실현에 적합한,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구조라는 것입니다.
안과의사와 통화하다
아는 넘 중에 안과의사가 한 명 있다. 친하게 지내는 넘이라 안부 전화 겸 요즘 흥미가 있던 것을 물어봤다.
의사가 쓰는 용어하고 어부가 보통 쓰는 용어하고는 약간의 차가 있어서 처음에 용어를 통일해야 했지만 의사 소통 자체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어부; 야, 혹시 망막에서 간상/추상 세포하고 거기 붙어 있는 신경절/혈관 중 어느 편이 더 빨리 빛에 망가지냐?
의사; 근데 그런 거 왜 물어보냐?
어부; 진화론 관계로 눈 구조에 대해 토론이 있어서 말이지. 나는 신경절이 빛 쪽으로 뻗어 있는 것이 빛을 가리고 맹점을 만들기 때문에 문제점이라고 했는데 상대방은 신경절이 빛의 일부를 가려 선글라스처럼 망막을 보호해 준다고 주장하더라고. 그래서 물어보는 것임.
의사; 글쎄, 신경절은 아주 얇고 투명한데(망막을 보호하는 그런 작용을 할 수 있을까)? 처음에 보던 안과 생리학 기초 도서에 있을지 모르겠는데 기억은 안 나는군. 찾아봐주랴?
투명하다 = 가시광선을 반사하거나 흡수하지 않고 통과시킨다. 사람구조가 불합리하다는 어부님의 논거 두개중 하나가 부정당하고 있네요.
어부; 생각나서 그래 주면 고맙지. 그런데, 너무 강한 빛 때문에 망막이 망가지는 경우가 실제적으로 얼마나 중요하냐? 자연계에서 태양을 정면으로 쳐다보고 계속 있지 않는 한(아이작 뉴튼 같은 사람 빼고) 강한 빛이 사람 눈을 망가뜨릴 수 있냐?
의사; 실제는 전혀 없다고 할 수 있지. 그 전에 이미 얼굴을 돌리거나 눈을 감아 버리잖냐. 그보다 덜 강한 경우 홍채가 조절하고.
망막이 필요로 하는 것은 님의 주장처럼 '최대한 많은 양의 빛' 이 아니라 사실은 '적정한 양의 빛' 이라는 겁니다. 사람구조가 불합리하다는 어부님 논지의 대전제가 부정당했네요.
어부; 그러면 그 문제는 됐고, 하나 궁금한 게, 맹점이 작다고 해도 무시는 못 하잖냐. 황반에서 얼마나 가까이 있냐?
의사; 각도로 한 15도 가량 떨어져 있어.
어부; 그렇게 가까이 있을 이유가 있냐? 아예 수정체에 가까운 쪽으로 나 있으면, 시야에 들어오지도 않을 수 있잖아.
의사; 그게 말야... (설명은 더 길었지만 요약한다) 두개골에서 시신경이 나오는 구멍 위치 때문에 수정체 쪽으로 돌아서 연결될 수 없어. 즉 안구 바깥의 구조적 문제 때문이지.
어부; 으하하, 그것도 구조적인 문제였냐?
의사; 그 바람에 현재 황반이 있는 곳은 '정가운데'가 아니라 맹점을 피해 나 있다고 봐야 해. 황반이 오히려 맹점을 피한 형국이지.
( 사람이 무언가를 집중해서 볼 때는 대개 30cm ~ 100m 사이의 어느 곳에 촛점을 맞추고 보게 되겠죠. 제 생각에는 황반이 정중앙보다는 약간 바깥쪽-코쪽보다는귀쪽-으로 위치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 같은데... 좀더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합니다만, ) 결국 맹점에 의해 사람이 겪게 되는 피해나 불이익은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사람구조가 불합리하다는 어부님의 나머지 논거까지 부정당했군요.
어부; 음... 그러면 안구 속으로 들어가 있는 혈관이 간상/추상 세포 및 신경절에 세포 수리 및 영양 보급으로서 얼마나 유익한데?
의사; 흠. 최소한 황반 부분에는 혈관이 아예 없어. 그 바깥쪽에는 있지만.
안구내 혈관이 빛을 가린다는 어부님의 마지막 주장마저 반박당하는 순간이군요.
어부; 엥? 그러냐?
당황하는 어부님... ^^
의사; 응. 그 부분은 영양 보급이 자체확산이야. 그리고, 신경 세포 및 간상/추상 세포는 수리란 게 없어. 죽으면 그냥 땡이야.
개체 > 기관계 > 기관 > 조직 > 세포 > 세포내 부품 ... 중에서 세포내 부품의 손상 문제를 이야기한 것입니다. 시각세포는 시각기능에 사용하는 전체 부품의 10%가 매일 새것으로 교체된다고 함. 쉽게 생각하면 열흘에 한번꼴로 부품 전체가 싹 새걸로 바뀐다는 이야기.
어부; 그러면 계속적으로 시력이 약화되는 게 그 탓이냐?
의사; 그렇지. 처음에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계속 죽더라도 늙어서까지 그럭저럭 쓸만한 거지.
이렇게 고기능 고밀도의 시각세포층이 가능한 이유가 바로 '신호전달은 앞에서, 물질이동은 뒤에서.' 라는 사람구조의 함목적성, 합리성 에 기인하는 것이겠지요. 실제로 문어의 경우, 신호전달과 물질이동이 같은 쪽에서 일어나다 보니 고기능 고밀도로의 발달은 불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어쩌다 보니 망막 박리 문제도 잠깐은 나왔다.
의사; 요즘 내가 주로 하는 일이 당뇨병성 망막 관계 레이저 수술인데, 박리가 일어난 경우 황반에서 맹점까지 거리(대략 15도 반경 얘기인 듯함) 정도의 원을 남겨 두고 나머지를 다 레이저로 태워 버려. (상세한 설명은 물어볼 시간이 없었으므로 어부도 아직 모르겠다)
어부; 그러면 사람의 주변 시야가 다 죽잖냐?
의사; 물론 그렇지만, 그 부분은 없더라도 대단한 불편은 못 느끼거든.
어부; 그렇다면, 그 쪽에 맹점이 가 있어도 괜찮았겠네?
의사; 흐흐. 그런데 그게 안 되지.
시각세포-일반세포//맥락막 으로 구성되는 물질이동 통로가 끊어지는 것이, 망막박리시 조직괴사의 원인입니다. 어부님이 주장하시는 구조의 경우에 이 문제는 그대로 유지되면서, 망막박리가 일어나는 즉시 시각정보까지 끊어지는 문제가 추가됩니다. 신경세포가 시각세포를 잡아준다는 것도 세포구조를 모르기 때문에 하는 말씀이신 게죠. 신경세포와 시각세포는 잡아 주기는 커녕 서로 붙어 있지도 않고 살짝 떨어져 있습니다.
이유는 위에서 언급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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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부수적인 사항들 - 안구 움직이는 근육 기타 문제 - 역시 얘기가 있었는데, 좀 주의가 필요하다.
어부; 눈 움직이는 근육이 몇 개냐?
의사; 6개지. 직근 4개, 사근 2개.
어부; 내가 생각하기에 말야, 3개로도 눈 움직이는 건 충분히 가능한데?
의사; 어? 그건 아무리 생각해도 불가능할 것 같아.
어부; 삼발이 다리 모양으로 세 개 120도 간격으로 배치해서 당기고 풀어주고 하면 되잖아.
의사; 음..... X, Y 방향 각 2개씩하고 회전 2개. 야, 이 운동을 하는데 어떻게 3개로 되냐? 사람 근육은 땅기는 건 되지만 밀 수는 없다니까. 그러니까 +X, -X 방향에 하나씩 필요하지.
어부; 이렇게 생각해 보자. 안구 운동의 근본 목적이 뭐지? 구를 고정시켜 놓고 구 표면의 한 점을 원하는 방향으로 보내는 게 안구 운동의 본질 아니냐?
의사; 그렇지? 그거야 당연하지.
어부; 내가 말한 구 표면의 한 점이 움직이는 것은 평면 위의 운동하고 똑같잖냐. 원리적으로는 벡터 2개면 충분하지만, 사람 근육이 밀 수 없으니 하나 더 필요하겠지.
의사; 응, 사람 근육이 밀 수만 있다면 서로 수직한 것 2개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얘기했잖아.
어부; 그러니 120도 방향으로 하나씩 붙여서 가능하다는 거 납득이 되냐? 근육 붙은 쪽으로 당길 때는 붙은 쪽의 근육 하나가 수축, 나머지는 이완. 회전하고 반전 대칭이 가능하니까 세 개의 이완/수축을 적절히만 조절하면 어느 방향이나 다 되지.
아무리 투명하다지만 ( 아예 빛이 오는 쪽에 아무것도 가리지 않는 것보다는 ) 그래도 쪼금은 가리지 않겠냐? vs 아무리 가능하다지만 ( 중요한 수평운동을 전적으로 담당하는 좌우 두개의 수평근육이 있는 경우보다는 ) 그래도 쪼금은 불편하지 않겠냐? 의 대결인 셈인가요? ^^ 자기 안에서 충돌이 일어나고 있따는 것 정도는 인지하시겠죠?
의사; 어? 이야, 그런 해결책이 있네. 가만.... 아하하, 진짜 그럴 법하네. 원리적으로 다 가능하겠구만. 그런데, 아무래도 지금보다는 불편하지 않겠냐?
어부; 동물이 요철 있는 들판에서 뛰는 거 쉬워 보여도 굉장히 복잡하지. 사람이 아직 이런 로봇 못 만들었잖냐. 눈에 들어오는 정보 해석해 가면서 발의 움직임을 조절해야 하니까. 그거에 비하면, 근육 세 개를 제한된 방향으로 control하는 정도는 난 아무것도 아닌 듯해. 즉, 나는 굳이 근육이 6개나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에 찬성한다고.
3개가 최소구조인 것은 맞다칩시다. 그런데 님이 처음부터 이야기하는 것은 '최소구조' 가 아니라 '합리구조' 셨지요? 수평운동이 중요한 안구에 수평근육이 없어서 수평운동을 할 때마다 비스듬하게 붙은 근육들을 공조시켜서... 즉 불편하지만 가능은 하다는... 이런 게 님이 주창하시는 '합리구조' 는 아닐텐데요
의사; 호....
황당해 하는 의사분의 모습... ^^;
실제 이렇게 간단히 끝나지 않았었다. 적어도 30분 이상은 얘기했다고 기억한다.
뒤쪽 세번째 눈의 추가 문제는 수긍하신 겐가요? 언급이 없으셨네요
어부; 이런 이상한 구조야 또 있지. 사람 후두의 구조가 질식할 가능성이 높잖냐. 얘기하며 먹다가 '컥'.
의사; 어? 으하하하하!!! 정말로 그렇구나. 깔깔깔~~ (이 녀석 진짜 오래 웃었다. 현역 의사로서 초짜 시절에 뭔가 경험이 있나 보다)
의사들은 사실을 누구보다 정확하게 알고 있을 사람들이다. 하지만 R.Nesse와 G.C.Williams가 'Why we get sick'에서 지적했듯이 그들은 진화적으로 추론하는 법까지 신경을 써서 교육받지는 않아 왔다. 그러니 의사들이 이 문제까지 항상 진화론적 사실에 맞는 의견을 주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항상 주지는 않는' 정도가 아닌 것 같은데요? 이 안과 전문의는 어부님의 주장에 대한 근거 아닌, 오히려 어부님 주장에 대한 반론의 근거를 제공하고 있어요.
漁夫
ps. 결정타는 전화 끊기 직전.
의사; 너야 호기심 많은 줄 학교 때부터 알고 있었으니 이해 가는 전화다만 ... 참...
어부; 뭔 소리 할려 그래?
의사; 돈 되는 거에 신경쓰라고, 얌마!
돈이 되든 안되든, 여러명의 덧글러들에게 잘못된 이야기가 진짜인줄로 심어준 잘못에 대한 책임은 지셔야 합니다. 전에 자기이야기의 일부가 잘못됐다는 걸 깨달으셨을 때는 매우 민첩하게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까지 하시더구만요. 혹시 이번에는 자기 이야기의 전체가 잘못됐다는 걸 깨닫게 되자... 슬-쩍 발빼기 ? 모른 척~ 하기 ? 시간 끌기 ? ^^;
어부; (찍)
지금까지의 이야기진행과정을 정리해서 올려드리겠습니다. 잠시 대기
# by | 2008/05/06 13:40 | 트랙백 | 핑백(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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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도 진행되고 있었냐'는 말씀도 있었지만 그 편에서 계속 하고 있으니까요. -.- '그 분(닉을 다 치자니 너무 깁니다)'의 이 글(http://sk1girl.egloos.com/310467)을 보면 진짜 대단한 유머 감각이라고밖에 생각이 안 듭니다만. 여기서부터는 어조를 바꾸겠습니다. 전에 좀 ... more